버려지던 딸기 부산물, 고품질 조사료 사료비 절감·탄소중립·농가 상생 기대

(사진 설명 : 약 1만4천 동 규모의 딸기 하우스에서 나오는 딸기 부산물이 탄소중립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논산시(c))

수확이 끝난 뒤 처리 비용과 환경 부담의 원인으로 여겨졌던 딸기 부산물이 고품질 조사료로 새롭게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최대 딸기 주산지인 충남 논산시가 딸기 잎과 줄기를 발효 조사료로 자원화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하면서, 딸기 산업과 축산업을 연결하는 순환농업 모델 구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논산시는 논산시농업기술센터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사)논산시농어업회의소를 중심으로 ‘딸기 부산물 사료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딸기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수거해 곤포 사일리지 형태의 발효 조사료로 가공한 뒤 실제 축산농가에서 활용성을 검증하는 실증사업이다. 부산물의 수거와 가공, 급여 시험까지 전 과정을 현장에서 검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딸기 수확이 끝난 뒤 발생하는 잎과 줄기 등 부산물은 대부분 폐기되거나 처리 비용을 들여 처분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고설재배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토양 환원이 어려워졌고, 부산물 처리에 따른 노동력과 비용 부담이 농가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소각이나 장기 방치로 인한 환경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논산시에 따르면 지역에는 약 1만4천 동 규모의 딸기 하우스가 있으며, 이 가운데 약 60%가 고설재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약 100동 규모의 딸기 농가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수거해 발효 조사료를 생산하고, 염소와 한우 농가를 대상으로 급여 시험을 실시해 기호성, 저장성,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딸기 부산물의 조사료 가치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범사업 성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딸기 잎의 가소화영양소총량(TDN)은 건물 기준 60.75%로 나타나 티모시(50.05%), 라이그라스(54.77%), 연맥(48.25%) 등 일반 조사료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조단백질 함량 역시 16.79%로 분석돼 조사료 원료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염소 사육농가에서는 딸기 잎과 줄기에 대한 기호성이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수분 함량이 높은 특성을 고려해 사일리지 형태로 발효할 경우 저장성과 운반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사양시험이 축적되면 다양한 축종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업은 딸기농가와 축산농가가 서로의 부산물과 자원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순환농업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딸기농가는 부산물 처리 비용과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축산농가는 조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대체 사료를 확보할 수 있다. 농업 부산물을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다시 활용함으로써 자원순환을 확대하고 탄소배출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ESG 농업 실천 사례로도 평가된다.

다만 제도적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체계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농산 부산물이 사업장폐기물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어 사료화 과정에서 행정 절차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농산 부산물은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으로 인정해 보다 원활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농산 부산물의 자원순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입법안에는 농산 부산물의 위생적 처리와 자원화시설 지원, 재활용 촉진 체계 구축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어 향후 제도 정비 여부가 사업 확산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딸기 산업은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다. 이번 논산시의 시범사업은 버려지던 부산물을 새로운 산업 자원으로 전환해 농가의 비용을 줄이고 축산업과 상생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증 결과가 축적되고 제도적 뒷받침이 이어진다면 논산의 사례는 국내 딸기 주산지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원순환 농업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딸기산업신문=이정미 기자)

LEFT 광고
RIGHT 광고